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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퇴로' 막아놓고 집 팔라는 사인만 보내는 정부 368211
주택

◆…(사진 클립아트코리아)

정부가 다주택자들의 1주택 양도소득세 비과세 제도를 뜯어고치면서 연초부터 부동산 시장이 시끄럽다.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보유 단계에서의 세부담이 높아진데 이어, 거래 단계까지 다주택자들을 옥죄는 모양새다. 여기 저기서 '우는 소리'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결과. 

일각에서는 정부의 정책들이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 아니냐는 논란으로 불거질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내놓는다. 전문가들은 주택 처분의 '퇴로'가 막힌 부분에 대한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조언한다.

절세 수단까지 차단하며 다주택자 압박

그간 정부가 시장에 주는 메시지는 '세부담을 높일테니 다주택자들은 집을 팔라'였다.

작년 4월까지 조정대상지역 내 다주택자들에게 집을 처분하면 양도소득세를 '중과(重課)' 하지 않겠다는 기회를 부여했다.

이들 지역에 소재한 주택을 매매할 때 2주택 보유자는 기본세율(6~42%)에 10%, 3주택 이상자는 20%를 더해 과세되는 것인데, 정부의 압박에도 불구 다주택자들은 오히려 '버티기'에 들어갔다.

이후 보유세 부담(세율, 공정시장가액비율 인상 등)을 높이는 9·13 부동산 대책이 밮표되고, 어느 정도 집값을 안정화시키는 효과를 얻었지만 매수자와 매도자가 실종된 부동산 '거래절벽' 상황이 연출되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정부가 발표한 세법시행령도 시장에 물량(주택)이 풀리도록 하겠다는 의도가 고스란히 반영되어 있다. 다주택자가 갖고 있던 주택을 팔고 1주택만 보유하고 이를 처분했을 때 양도소득세를 면제하는 기산일을 조정하면서, 다주택자들이 세금을 더 내게끔 설계했다.

이 조치로 다주택자였던 기간을 빼고 최종적으로 1주택자가 된 날로부터 계산해 2년을 보유해야만 비과세 혜택을 받을 수 있다. 현재는 2년 전 두 채의 집을 산 사람이, 한 채의 집을 팔고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은 한 채를 팔면 혜택을 준다.

"전반적으로 다주택자에 대한 과세정상화 차원에서 검토한 것"이라는 게 정부의 내놓은 제도개편의 명분. 1주택자에게만 주는 과세특례라는 점에서 기산일 조정은 합리적 판단이라는 것이다.

정지선 서울시립대 세무전문대학원 교수는 "우리나라처럼 (1주택에 대해)완전 비과세 해주는 나라가 없다"며 "특례제도 자체는 줄여나가는 게 맞다"고 밝혔다. 

주택임대사업자가 주택을 여러 번 사고팔아도 '2년 실거주' 요건만 충족하면 횟수와 상관없이 양도세가 면제된 부분도 '처음 한 번 팔 때'만으로 바뀌면서 다주택자·임대사업자들의 합법적인 절세 수단은 사라졌다. 

박원갑 KB국민은행 WM스타자문단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투자목적으로 주택 구입을 막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며 "실거주목적의 1채 보유 경향이 두드러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집 팔 수 있게 퇴로는 열어줘야

그러나 수십 년 동안 집을 보유하고 있던 집주인들 입장에선 예측가능성이 저해된 측면이 있다.

홍기용 인천대 경제학부 교수는 "오랫동안 2주택으로 살았는데, 갑자기 새로 취득한 것으로 보고 비과세를 배제하겠다는 것은 과도하다"며 "재산권을 침해하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정부가 시행시기를 2년 유예(2021년 1월1일 이후 파는 주택 분부터)한 것도 제도개편이 갖고 있는 폭발력이 상당하다는 것을 인식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근본적으로는 세제가 과연 부동산 대책의 수단으로 유효한가라는 논란은 여전하다. 

김용민 연세대 법무대학원 교수는 "세제로 부동산 가격을 안정화시킬 수는 없다"며 "부동산 가격은 수요와 공급이 결정하는데, 세제가 이를 좌지우지 할 수단은 아니다. 공급정책으로 나가야 한다"고 말했다.

정부의 기대와는 다르게 다주택자들이 새로운 과세가 이루어지기 전에 매물을 내놓을지는 미지수다. 박원갑 전문위원은 "새로운 세제 시행 이전에 집을 팔 것인지, 계속 보유할 것인지를 두고 다주택자의 고민이 깊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세금 압박만 가해졌을 땐 거래절벽으로 부동산 시장이 급랭할 수 있다는 우려가 있기에, '거래세 인하'로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는 주장도 계속 나오고 있다. 

박훈 서울시립대 세무학과 교수는 "세제가 부동산 경기를 죽게 만드는 요인이 되어선 안 된다"며 "양도세를 계산할 때 부동산에 들어가는 필요경비 부분을 완해해주는 식의 보완조치가 이루어져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지선 교수도 "양도세는 정책세제 측면이 강하기에 집값이 폭락하거나 부동산 시장에 악영향이 있으면 보완이 나오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이 부분과 관련해서 정부는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딜레마'에 빠져 있는 형국이다. 김용민 교수는 "작년 4월까지 팔면 이전 규정대로 해주겠다는 '데드라인'이 있었다"며 "또 해주면 한 입으로 두 말 한다는 소리가 나온다. 정부정책 신뢰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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