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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무사칼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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친절한 금자씨가 우울해진 이유는? 한빛회계법인
조세일보
◆…'친절한 금자씨' 영화포스터
늘 상냥하던 그녀가 웃음을 잃었다. 

금자씨(가명) 남편은 7년 간의 긴 병환 끝에 지난해 말 세상을 떠났다. 43년 간의 결혼 생활은 비교적 순탄했지만 남편이 병에 걸리면서 조금씩 일그러지기 시작했다.

남편은 병을 얻은 후 건실하게 운영해오던 기업의 지분을 2명의 자녀에게 각각 절반씩 증여했다. 부부가 살던 낡은 아파트 소유권은 금자씨에게 넘겼다.

이후 큰 아들이 운영하던 회사는 재무위기에 빠져 나빠진 반면, 부동산 붐에 편승한 아파트 값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남편의 장례를 치르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사달이 벌어졌다.

남편을 잃은 아픔이 채 가시기도 전에 들이닥친 자녀들이 금자씨에게 말했다.

"어머니, 아파트를 팔아 저희에게 주시면 평생 봉양할게요."

금자씨는 남편과의 추억이 담긴 집을 팔 수 없다며 거절했다. 그러자 자녀들은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아버지가 생전에 어머니에게 넘긴 집은 사전 증여한 상속재산이니 유류분 대상이라고 주장했던 것이다.

금자씨는 애지중지 키운 자식들로부터의 존중과 사랑은 고사하고 소송을 당한 사실에 그만 넋을 놓고 말았던 것이다.

드라마 같은 얘기지만 현실 세계는 이 보다 더한 일도 흔하다.

이 사건의 결말은 어떻게 되었을까? 여기서의 쟁점은 남편이 생전에 금자씨에게 증여한 아파트가 자녀들에게 돌아갈 상속재산 중의 일부를 미리 준 것(이를 '특별수익'이라 한다)으로 볼 수 있는지에 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대법원은 이를 특별수익으로 인정하지 않았다.

해당 아파트는 금자씨가 평생을 남편과 함께 살면서 마련하고 유지한 것으로 기여에 대한 보상이지 유류분 대상이 아니라고 판결한 것이다.

그러면서 어떠한 생전 증여가 특별수익에 해당하는지는 피상속인의 생전의 자산, 수입, 생활수준, 가정상황 등을 참작하고 공동상속인들 사이의 형평을 고려하여 결정하여야 한다 했다.

위 사례와 달리 남편이 금자씨에게 현금을 증여했다면?

부부사이에는 통상 생활비, 자금 공동관리 등 다양한 목적의 거래가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법원은 부부 사이의 현금 거래는 그것이 증여로 볼만한 사정이 명백하지 않다면 증여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러므로 이 또한 특별수익이 되기가 힘들 것으로 보인다.

부부간 증여는 10년간 합산하여 6억원까지는 증여세가 부과되지 않는다. 부부 즉, 가정공동체 간에는 금전 거래가 상시로 이루어지고 있는 점을 감안하여 대략 월 5백만원 정도의 금전은 증여로 보지 않겠다는 것이다.

참고로, 미국의 경우 2000만불(약 220억원) 이하의 배우자간 증여는 과세하지 않는다. 해당 규정은 뜻밖에도 양도소득세를 줄이는 용도로 활용될 수도 있다. 예컨대 보유하던 아파트를 배우자에게 증여하고 5년이 지난 후 양도를 하게 되면 최대 6억원만큼 취득가격을 올려 그에 해당하는 세액이 줄어드는 것이다.

동물의 세계에는 카니발리즘(Cannibalism) 습성이 남아 있다. 카니발리즘이란 동족간 포식의 일종으로 새끼가 낳아 준 어미의 몸을 갉아먹는 행동을 일컫는 말이다. 폭 넓게 보면, 자녀가 부모의 재산을 탐하는 행위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인다.

친절한 금자씨는 대법원 판결이 나온 후 자녀들에게 이렇게 말하지 않았을까?

"고맙지만 사절한다. 너희나 잘 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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